"열일곱 일꾼의 탄생"

 

경남 산청 차황면의 작은 시골마을에는 어려 보이는 얼굴과 다르게 노련하게 트랙터를 몰고 있는 농부가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17살 백영빈 군으로 20년 베테랑 농부 아버지를 따라 농사를 배운지도 6년째입니다.

 

모내기-하는-영빈군
출처-인간극장

친구들은 국,영,수 공부를 할 때 영빈 군은 농사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드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축산 책부터 펼치는 영빈 군에게는 농사가 제일 재미있습니다.

 

영빈 군의 아침일과는 집 앞에 있는 포도 순을 살피고 축사에서 소밥을 챙기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작은 축사에는 올해 초 부모님에게 선물 받은 소 여섯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소 키우는 농부가 꿈인 영빈 군은 앞으로 500마리까지 늘리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만지기
출처-인간극장

마을 이장인 아버지가 바쁘면 작은 이장인 영빈 군이 대신합니다. 다리가 아픈 어르신들에게 택시 이용권을 배달하고 어렸을 때부터 보고자란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르면 언제나 달려가 농기계도 조립해 주고 포도 순도 정리해드리고 있습니다.

 

농사짓는 부모님을 어렸을 때부터 도와주다 농부가 되겠다고 결심한 영빈 군, 아버지 백금택 씨는 마을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농사꾼으로 영빈 군은 아버지처럼 논농사도 짓고 소도 키우고 싶고 아버지의 농사 실력을 물려받고 싶습니다.

 

우시장에-부자
출처-인간극장

부산에서 용접 일을 하던 금택 씨는 나이 서른에 고향으로 돌아와 아내 이상남 씨와 결혼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대대로 고향에서 농부로 농사를 지었지만 물려받은 것 하나 없이 시작한 금택 씨는 농사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아 소 운송 일을 하며 삼 남매를 키웠습니다.

 

처음에는 소 서너 마리로 시작해 60여 마리까지 늘렸고 골짜기에 논이 있어 농사가 쉽지 않아 어린 아들 영빈이가 농사를 짓는 것이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공부보다 농사를 더 좋아하는 아들은 스스로 굴착기 자격증을 땄고 동네 어르신들 논 갈아주고 비료도 뿌려주며 용돈도 벌고 있습니다.

 

이앙기-운전하는-영빈군
출처-인간극장

그렇게 시작한 아버지와 아들의 농사 수업, 직접 볍씨를 뿌리고 모를 키우며 함께 우사장을 가서 소도 고르고 트랙터를 같이 몰고 나가 이웃 논 로터리 작업도 나눠서 합니다. 영빈 군은 아버지가 말려도 혼자 논일을 하러 나갈 정도입니다.

 

영빈이네는 자신의 농사뿐 아니라 나이 많은 마을 어르신들 논까지 직접 다니며 논에 물을 대주고 논도 갈아주고 모를 심을 준비를 하며 논농사에 밭농사까지 고추밭 말뚝도 박고 쪽파도 말리며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막내 성빈 군은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딸 같은 막내아들로 엄마 심부름도 잘하고 농사에는 관심이 없지만 누구든 부르면 달려가 일손을 거들고 있습니다. 괭이 들고 논일을 돕던 성빈이가 일이 서툰 탓에 그만 다치고 맙니다.

 

이앙기-모심기
출처-인간극장

날씨가 안 좋아 늦어진 모내기에 가족들은 더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삼부자가 힘을 합쳐 모판을 옮기고 모를 심는데 금택 씨는 일꾼들이 좋아 일이 빨리 끝난다며 흐뭇하게 웃습니다.

 

영빈 군은 못 다루는 농기계가 없지만 아직 이앙기를 다루지 못해봤습니다. 처음 이앙기를 잡고 모를 심을 기회가 오고 능숙하게 논일을 하는 17살 농부, 모내기가 무사히 끝나고 풍년을 기워하며 논 앞에 앉아 볶음밥 새참을 먹는 가족.

 

모심기
출처-인간극장

훌륭한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인 영빈 군, 아직 고3 수험생이기 때문에 학교 진로상담 시간, 축산과로 일찍 전공을 정했지만 소홀했던 학교 공부로 현실은 더 노력해야 합니다. 농사를 잘 짓는 아들도 좋지만 대학은 꼭 가야 한다는 것이 부모님 생각에 영빈 군은 공부에 더 최선을 다해보기로 다짐합니다.

 

가족-생일파티
출처-인간극장

얼마 남지 않은 엄마 생일, 삼 남매가 뭉쳤습니다. 형제는 케이크와 선물을 사고 누나는 미역국을 끓입니다. 생일날, 일이 많아 아침 일찍부터 파티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폭우에 생긴 구멍으로 심은 모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해 금택 씨는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내기가 마무리되고 영빈 군은 학교에서 졸업사진을 찍습니다. 마을 다랑논에 노을을 바라보며 17살 농부 영빈 군도 고향 마을을 지키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꿈을 다시 한번 펼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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