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교포인 한 환자는 첫눈에 보더라도 이미 상당한 통증으로 고통받는 것이 보일 정도로 힘든 얼굴을 하고 내원했습니다. 진료실에서 검진하다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으로 이분은 앞으로 거의 허리를 숙이지 못했습니다.
"펴지 못하는 허리"
급성 염좌의 경우 아주 흔한 증상이지만 급성이 아니라 이미 수개월 넘게 그렇다고 하셨고 그 분의 나이에 잘 잘생하는 척추가 대나무처럼 통째로 굳어가는 강직성척수염을 의심했지만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냐고 물었더너 유튜브 채널에서 어떤 유명한 대학 교수가 허리는 절대로 앞으로 굽히면 안 된다고 해서 따라 하다가 굳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 교수님이 대중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떨어진 돈도 줍지 마라”리거 설명한 듯 하신데 즉,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가르치신다는 것입니다. 척추를 뒤로 젖히는 운동은 매켄지 요추 신전 운동이 중요하다고 배웠다고 합니다.
"수핵 손상 치유 과정"
척추 디스크의 손상을 예방하거나 손상을 치유하기 위해선 배가 앞으로 좀 나오는 자세인 허리 전만의 휘어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설명의 핵심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흔히 말하는 디스크 탈출이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수핵 손상의 치유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먼저 살펴보면 정말 허리를 뒤로 젖히는 듯한 자세가 디스크 수핵의 치유를 촉진하는지 말입니다.
척추 디스크의 중심에서 발견되는 젤 형태의 물질인 수핵,은 그 자체는 혈액 공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핵은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디스크라 부르는 것이 안쪽 부분에 수핵이 있고 바깥쪽으로 섬유륜이 있는 것으로 납작한 고무공을 아주 많은 실타래가 둘어싸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디스크 이동"
흔히 얘기하는 디스크의 이동 등으로 인해 수핵이 손상되면 흉터 조직을 형성함으로써 스스로 회복하는데 이런 휴터 조직이 수핵이나 다른 조직 손상 시에 형성되는 섬유조직의 일종입니다.
살이 찢어졌을 때 새살이 올라와 흉터 조직을 만들어 치유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수핵에는 혈액 공급이 부족해 치유 과정이 느려 수핵 스스로 회복되기 어렵고 수핵에 영양분을 집어넣어 스스로 치유되는 것을 도와줘야 하는데 이럴 때 확산이라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확산은 물에 잉크를 떨어트리면 퍼져 나가는 상태 같은 것을 말하는데 혈액 공급으로 영양분을 받는 주변에서 영양분을 수핵으로 넣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수핵의 둘레를 감싸는 원반형 섬유륜과 수핵 아래와 위에 있는 척추 종판에서 양양분을 넣어줍니다. 이때 섬유륜과 척추 층판의 모세혈관들에서 나오는 영양분이 확산을 통해 수액으로 이동되고 흡수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확산이 일어나려면 다양한 방향에서 수핵에 자극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움직일 때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되는데 이때 혈액 공급이 활발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증가한 혈류는 세포의 신진대사를 지원하고 치유 과정을 돕기 위해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디스크에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척추의 움직임 방향"
당연히 척추의 움직임은 전 방향에 걸쳐 발생시켜야 합니다. 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이나 자세만을 유지할 경우 결과적으로 디스크 탈출 시 발생하는 수핵 손상의 치유를 방해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굳어 버리게 됩니다, 요변성이라는 물리학 개념이 있는데 요변성은 응력이나 전단 속도의 변화에 따라 점성을 변화시키는 물질의 특성입니다.
이러한 요변성의 원리에 의해서 전단력이나 응력을 받으면 점성이 낮아지거나 유동성이 강해지고 전단력이나 응력이 제거되면 다시 점성이 높은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예를 들자면 길에 아스팔트콘크리트를 새로 깐다고 하면 아스팔트콘크리트는 자갈, 모래 등을 함유한 시멘트가 주원료로 아스팔트콘크리트를 필요한 길에 깔고 도구를 사용해 모양을 잡습니다. 이때까지는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움직여서 길에 맞게 아스팔트콘크리트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팔트콘크리트를 굳게 내버려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딱딱하게 굳어 버리게 됩니다. 그 이후에는 아스팔트콘크리트의 모양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미 굳어진 아스팔트콘크리트를 다시 깨버리지 않는 한 말입니다.
"디스크 역할"
디스크는 척추와 척추 사이에서 충격 흡수제와 쿠션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 정적인 자세를 취할 때 추간판은 상대적으로 단단하고 척추를 지탱해 주고 사람이 몸을 굽히거나 비틀어 움직일 때 디스크는 전단력과 응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앞에서 말한 수핵은 점성이 떨어지고 더 유동적으로 됩니다.
디스크가 움직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흡수하고 분산지켜 척추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게 하고 일단 음직임이 완료되고 스트레스가 제거되면 수핵은 다시 한 번 척추를 지지하면서 더 점성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문제는 척추를 지지하는 자세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전단력과 응력이 가해지는 방향을 제외한 다른 방향은 굳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